김종길칼럼
저는 고등학교 3학년 평범한 여학생입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많이 우울해졌구요. 친구관계와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이래저래 겹치는 바람에 많이 울었습니다. 조그만 말에 금세 상처받고 기분이 좋았다가 나빠졌다가 합니다. 자살까지 생각해본 적도 있구요. 가족들이나 친구들 앞에서 우울한 모습을 보이면 걱정하거나 아님 제가 싫어질까 봐 엄두도 못 내구요..계속 그렇게 하다 보니 좋다 싫다 잘 감정 전달을 잘못합니다. 나쁜 일이 닥치면 그냥 울음만 나오고 덜컥 겁부터 냅니다. 이유 없이 짜증도 늘어나고 친구들이나 누군가가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에 하루 종일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우울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3학년이 되서도 그대로여서 걱정이 됩니다. 상담을 받아볼까 했는데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알면 환자 취급할까봐 말도 못하고 혼자 가자니 상담비용이 걸리고.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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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학생에게;
우울증은 우울이 2주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합니다. 환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울할 때는 우울신경증이 되는 것이예요. 환자라고 따돌림 당하거나 두려워 할 일은 아니랍니다....그런 걸 걱정한다고 누가 날 도와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목이 마르면 슷로 물을 찾듯이 혼자서 해결이 안 되면 우울증을 낫게 해줄 의사를 찾아 가는 게 당연한 일인 것이어요. 편견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는 말이고요.
자기정체성이라는 말을 알고 있는지요?
내가 뭐하는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어요. 나는 어떠어떠한 환경에서 어찌 살아야 하나 라는 질문에 답을 확실하게 할 수 있어야 정체성이 확립되었다고 보지요...
사람은 결국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기본을 이해하기 바랍니다. 위로받기 위하여 친구도 필요하지요. 세상살이는 인관관계라는 말이 있어요. 혼자 산다는 말과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말이 서로 상치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쉬운데 혼자 잘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은 남들과 관계형성도 잘 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하여서는 내가 좋은 독립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의존하여 의존욕구를 채워주지 않는다고 투정하면 좋은 친구가 될 수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내가 어려우면 부모에게 말하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우울하다는 것이 허약하다는 말이 아니라 철들기 위하여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라는 거지요. 사춘기에도 어른과 똑같은 노이로제(신경증)이 있답니다. 혼자서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도움을 받아야 해요. 도움을 거부하거나 잘못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결국 원만한 인생살이가 어렵답니다. 삶은 서로 돕고 사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의사는 환자를 돕고 진료비를 받아서 살아가고요...상담비가 없어서 혼자 치료받지 못하겠다...당연하지요. 학생이 돈이 없지요. 부모의 도움을 요구하셔야 합니다.
우울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블로그, <김종길신경정신과>(Daum)에 정리해 놓은 글이 있어요. 들어가서 잘 읽어 보세요.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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