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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땅밟기: 마음밭의 저변에서 쉬어가는 길

작성자
金剛華
작성일
2006.11.09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952
내용
올해 처음 1월 땅밟기를 따라나선 뒤, 12월 땅밟기의 서산 부석사 일몰구경을 끝으로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세상사 무상함과 시름번뇌는 늘 그렇듯 가이없을 것이나 12월 땅밟기는, 그 어느 때보다 고즈넉하고 넉넉한 행복으로 채워진 시간들이었다. 모두가, 빡빡한 일정을 쪼개어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하시는 이지누선생님과 꼬불꼬불 울퉁불퉁한 길도 마다 않고 묵묵히 수고해 주신 기사님, 그리고 함께 동행하신 여러 땅밟기 식구님들 덕분이니 분에 넘치는 선물을 안겨주신 많은 분들게 이루 말할수 없는 애정과 감사를 느낀다. 내 생에 이렇게 충만된 날들은 별로 없었지 싶다. 한 해가 다가도록, 우리땅 우리문화에 청맹과니 어둑시니같이 어둡기만하던 내 눈이 폐사지니 부도탑 등등에 어슴푸레하게나마 눈뜨게 된 것도,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참 고마울 따름이다. 땅밟기를 통해 우리땅을 직접 밟아보는 과정은 한마디로, 우리국토 우리문화에 대한 진한 애정과 사랑이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서서히 자연스레 자라나게 되는 과정이다. 횟수가 거듭되면서 느낀 부분이다. 이번에, 여러 곳의 절탑과 부도와 마애석불들을 비교해 보면서 다녔지만 (구산선문의 하나인 성주사터, 무량사, 대조사, 정림사, 용봉산 용봉사, 부석사 해넘이) 정림사지오층석탑의 아름다움은 두고두고 눈앞에 어른거리는 절세가인을 대한 듯하여, 간접매체로서는 도무지 잡아낼수 없는 충격이었다. 바라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서 미인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하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도 하지만 그것을 '보는만큼 문화적 충격과 자극에 노출됨으로써 내가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것은 간접지식이 들려줄수 없는 문화적 뿌리에 대한 진한 감동, 感化요, 우리문화에의 同化였다. 요즘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근대화, 세계화되면서 우리는 자신의 문화에 대한 이방인으로 스스로를 소외시킨 것이라고. 늦은 시각, 서산 부석사로 버스를 돌려 서해바다에 면해 있는 부석사 일몰의 장관을 보았다. 부석사에 전해지는 선묘낭자의 쓸쓸한 사랑이야기가 묻어 있어 그런지, 생전 처음보는 서해 해넘이 풍경은 이별장면에 나오는 그림 속처럼 애절하고 처연해 보였다. 선홍빛 불꽃처럼 피어올랐다 스러지는 애잔함, 그대 눈물 방울방울이여! 두 번 다시 잊지못할 일몰이었다. 일몰을 보면서, 얼마전 열반하신 숭산스님 말씀이 떠오른다. 세계 각국을 다녀 보신 결과, 우리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원형그대로 선불교를 통해 연면히 이어져 남아 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나라요, 중국과 일본에서도 그러한 선불교전통의 흔적은 오늘날 찾기 어렵다고 하셨다. 진제스님께서도 중국과 일본 곳곳을 둘러 보신 결과, 그와 비슷한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한다. 노스트라담스의 대예언에 나오는, 앞으로의 시대를 이끌어갈 황금의 나라'지팡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안정된 고생대 지질구조를 가짐으로써 이전 일제시대때 세계적인 금생산지였음을 생각할 때, 그리고 지리학적 특성상으로 봐서도, 우리나라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우리의 해묵은 정신적인 유산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네 문화적 전통의 깊이와 역사에 대한 이해는 오늘날의 세계적 정신문화를 주도하는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세계문화의 지평은 저편 바깥에서가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의 ' 안에서부터' 제대로 눈뜨고 열려나가야 할 과제인 셈이다. 대천해수욕장.JPG (919,341byte) 부석사일몰.JPG (784,377byte) 숭산스님열반날.JPG (861,176b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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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길

    참 좋은 글을 주시어서 체험이 절로 옮겨듭니다. 부석사는 고고히 느낌을 전해 주는 곳이더군요. 지난 초여름 다녀온 기억이 나네요, 삼십년 전에도... 우리 것과 나를 찾아야만 거기에 깨달음이 서게 됩니다.

    18 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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