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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칼럼

제목

스트레스 이야기 - 비관 悲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1.02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538
내용
쉽게 우울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인생관은 부정적이다. 「내가 하는 일은 아마 잘 안될 거야. 뭐 나 같은 사람이 되겠나...」하는 식의 미래관 가치관이 부정적이다. 혹시 정말로 실수를 하고 나면 「그럼 그렇지 뭐」하는 자기학대형의 사람들이다.

남에게 혹시나 거부를 당할까봐 항시 앞서서 호의를 베풀고 분에 넘치게 대우하고 마음을 쓴다. 그러나 그 뒤에 돌아오는 게 없을 때는(예상되는 일이 건만) 욕하고 비관에 빠져서 사랑 받지 못하는 자신을 비관한다. 남에게 너무 잘 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끝나게 될 운명에 처한다. 잘해주는 교환조건, 즉 나에게도 베풀어 달라는 무의식적 욕구를 내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너무 꼼꼼한 사람들도 우울에 잘 빠진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 땅위에서 완벽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실패할 운명에 처한다. 좌절되어 들어가는 곳은 우울의 늪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이 완벽은 없다. 그래서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지혜를 유연하게 사용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완벽한 사람들은 중년이 되기 전에 출세가도를 달릴 수도 있다. 그러다가 중년쯤 되면 이 습관이 고쳐져야 하는데 계속 된다면 갱년기 우울증에 빠진다.

갱년기 우울증이 남자보다 여자에 많은 것도 여자가 사회생활이 적으니까 덜 연마된 상태로 중년에 들어가기 때문인 것 같다.

완벽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을 남들 앞에서 멋진 인생의 샘플로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될는지 모르나 그렇게 하면 결국 궤양이나 두통 우울 같은 병에 이른다. 결점이 바로 장점으로 이해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우울한 사람들은 실패하는 자신의 인생역정을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데 이보다는 차리리 높이 평가하고 거드름을 피는 편이 정신건강에는 좋다. 남들이 생각해주는 만큼 자기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 우울해진다. 많은 정신병 환자들의 내면에는 자신을 상당히 대단한 인물로 생각하는 미숙한 과대망상적 자기 도취가 있다. 정상적인 인생에도 누구나가 약간의 자기도취가 있다. 그것을 어느 정도 즐길 줄 아는 게 유쾌한 인생이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자기도취, 약간 있는 것, 신나는 인생이다.(92'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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