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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칼럼

제목

연꽃에서 태어나 연꽃으로 진 성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11.0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939
내용
2004년 4월의 마지막 날, 카나다의 국제학회에 참석하였을 때입니다. 마침 옆자리에는 간디를 연상시키는 까맣고 작은 노인이 앉았습니다. 그와 수인사를 나누고 몇 가지 얘기를 하였는 데, 그는 오래 전에 카나다에 이민와서 그곳에서 의과대학을 다니고 가정의학을 전공으로 오랜 세월 개원하다가 몇년 전부터는 문을 닫고 수행하면서 남을 가르치는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인도인들이 모이는 '카비르(Kabir Guru)'의 가르침을 전교하는 모임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귀국하여 그와 이멜을 주고 받았는 데, 흥미로운 글을 하나 보내왔습니다. 카비르의 생애와 가르침에 대한 글이었는 데, 카비르는 중세기에 16세기 인도에서 태어난 성자였습니다. 그의 탄생과 죽음에 관한 간단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카비르 사헤브(Kabir Saheb)는 120년 간 살다가 갔습니다. 인도의 마가하르에서 그는 연꽃에서 태어났답니다. 당시에는 카스트라는 신분제도가 매우 엄격하였으므로 그를 처음 만나게 되는 부모는 신분이 불분명한 버림 받은 아기라고 키우기를 저어하였답니다. 엄마는 원하였으나 아빠는 남들의 눈치 때문에 아기를 숲에 버렸답니다. 혹시나 다시 가보니 아기는 아직도 거기에 있었고 하늘로부터 "거두어 키우라"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란 부부는 그를 입양하여 키웠는 데, 영특하게 성장하였습니다. 당시 풍조가 사부님을 누구를 모시고 배웠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였으므로 한 유명한 사부님을 찾아가서 제자되기를 청하였으나 거절 당합니다. 그는 새벽에 사부님이 나들이 하는 간지스 강변의 계단에 누워 있다가 일부러 밟히게 되고, "나는 당신의 제자가 되었다" 고 선포합니다. 제자로 살아가는 어느 날, 사부님이 제사 의식을 진행하다가 수순이 서툴러 잘못을 저지릅니다. 카비르는 여차여차해 잘못되었노라고 고합니다. 사부는 놀라서' "이제부터 당신은 나의 사부입니다" 라고 절하게 됩니다. 그런 후부터 그는 많은 대중들에게 설법을 하게 됩니다. 그를 따르는 많은 제자들을 남기고 그가 죽게되자 제자들은 싸움을 벌리게 되었습니다. 그의 훌륭한 가르침은 간데 없고, 일단의 힌두교 제자들은 저들의 풍습대로 화장을 주장하고 이슬람제자들은 매장을 주장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때 '사체가 있는 곳으로 가보라' 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들은 즉시 달려갔습니다. 거기에 사체는 간 데 없고 한 무더기의 연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더 싸울 필요가 없어 졌습니다. 한 묶음의 연꽃은 힌두교들이 가져가고 또 나머지 한 묶음의 연꽃은 이슬람교도들이 가져갔고 그들은 나름대로 장례를 지냈습니다. 지금도 힌두교들이 세운 탑과 이슬람의 무덤이 그의 고향마을에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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