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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원장님께

작성자
김종길
작성일
2006.11.06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454
내용

좋은 글을 솔직하게 잘 보내 주셨습니다. 선생님과 같은 경우가 반대로 되어서 내게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경우는 대부분의 의사가 서로 경험하고 있는 현실일 것입니다.

공황(panic disorder)의 치료는 한가지 약물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약물부터 써가면서 효과가 있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유지하게 됩니다. 바리움이 아니면 싫다고 하는 분도 있으니 환자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세로자트, 씨프람 등(일명 SSRI 계열)이 보다 광범위하게 불안과 우울에 더 잘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환자분은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로 의사를 전전하면서 자기요구대로 약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환자에게 효과가 좋을 경우에는 가능한 일이나 그렇지 못할 경우는 그대로 따를 수는 없게 되지요. SSRI계통의 약제들은 일반적으로 고가 약물에 속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전부 고가약을 처방하면 의료보험 공단에서는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 간접적으로 적게 쓰도록 압력을 행사하지요. 사실은 그런 속사정으로 마음대로 (알면서도) 못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비싸고 좋은 약을 원하고, 약사들 또한 그것을 부추기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의사는 중간에서 결정권자이면서 욕먹어야 하는 희생양이 되는 입장입니다.(또한 고가 약물들의 수입은 고스라니 대형 외국 제약 회사들의 몫이 됩니다)

어쨌거나 원리는 '좋은 약을 환자에게" 입니다. 구습이나 안주하는 건 저 자신이 혐오하는 것입니다. 최선의 진료를 해드리지 못하였다면 죄송합니다. "환자는 돌고 돈다"는 말도 있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현실에서 그런 말들이 참 진리구나 하는 때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헤어질 때는 말없이' 그러나 '좋은 감정'으로, 그래야 나와 너가 함께 좋은 미래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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